교육계 대표 CEO 박철원 한우리독서논술 회장


 "21세기의 최고 경쟁력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 사고력과 창의력입니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인문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 양성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 핵심엔 독서가 있습니다."

박철원(72)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이하 '한우리') 회장은 "융합교육의 시작은 독서"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동화책을 읽으며 사랑·미움 등의 감정을 배우고, 환경 관련 책을 읽을 땐 자연과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익히며, 전래 동화를 읽을 땐 역사와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 사고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여년간 '독서' 한 우물만 파 온 기업

박 회장은 지난 1990년 사단법인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를 설립, 20여년간 국내 독서 확산에 매진해 온 대표적 독서 운동가다. '책 읽는 사람이 세상을 이끈다'는 교육 철학의 기초 위에 설립된 한우리는 △독서지도사 양성 과정 운영 △유·초·중·고교생 대상 독서논술 교육 진행 △독서 올림피아드 대회 진행 △장애·보육시설·결손가정 어린이 대상 독서 봉사 활동 △도서 기부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독서문화 확산에 힘써 왔다.

"1980년대 말 처음 독서운동을 시작했을 땐 우리 국민 중 독서 교육의 중요성을 막연하게나마 얘기하는 사람이 기껏해야 10% 안팎이었습니다. 지금은 국민 대다수가 독서의 중요성을 말할 정도로 많은 변화가 생겼지요. 하지만 독서 지도법에 대해 아는 이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에요."

한우리의 여러 프로그램 중 특히 박 회장이 관심을 가진 영역은 독서지도사 양성이다. "엄마가 책을 읽어야 아이도 책을 읽는다"는 그의 신념 아래 지난 1992년 시작된 독서지도사 양성 과정은 지난해 5월 100기를 넘어섰다. 지금껏 배출된 독서지도사는 4만5000여명. 참가자 중 상당수는 자녀 독서 교육을 목적으로 참여한 학부모였다.

수많은 학부모가 자녀에게 '읽는 즐거움'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상당하다. 박철원 회장에 따르면 독서는 일종의 체험활동이다. '야구를 제대로 배우려면 운동장·방망이·공·규칙을 알려줄 지도자가 필요하듯 독서를 제대로 하려면 책 읽을 수 있는 환경과 이를 지도해줄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는 "아무리 부모라도 자신이 체험해보지 않은 내용을 가르칠 순 없다"며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고 아빠가 책 읽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가 독서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무조건 책을 읽으라고만 할 게 아니라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알려주는 부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서의 해 맞아 지도사 3000명 배출할 것"

박 회장은 "독서는 평생 함께해야 하지만 융합적 사고력을 키우려면 초등생 시기의 독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는 개별 과목이 세분화돼 있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한 권의 동화책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역사·과학·사회로 자유롭게 확장되며 꼬리를 무는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융합적 사고도 자연스레 이뤄지게 된다. 반면, 중·고교에 진학하면 국어·문학·한국사·세계사·생물·물리와 같이 과목이 세분화되고 분량도 많아져 과목별 지식 습득에 급급하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초등생 땐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며 과목 간 유기적 흐름을 깨닫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성장기 학생에게 특히 강조하는 책의 장르는 '위인전'이다. "전기는 위인의 인생관을 명확히 보여주기 때문에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에 놓인 어린이와 청소년이 역할 모델을 찾는 데 더없이 중요합니다."

한우리의 올해 사업 목표는 정부가 지정한 '독서의 해'를 맞아 독서지도사 3000명을 배출하는 것이다. 이 밖에 어린이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해 전국 32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6주간 전교생 수만큼 책을 빌려주고 감상문 대회를 여는 '전국 초등학교 독서 릴레이'를 진행하는 한편, '어린이 스스로 좋은 책을 선정하고 또래에게 알려주자'는 취지로 어린이 도서 선정단 '책 나누미'도 운영할 계획이다. 박철원 회장은 "독서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 활동을 기반으로 오는 2020년엔 600억 매출을 달성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